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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몇 장면만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1화부터 거울이 등장해서 놀랐다. 거울에 집중해서 정주행하고 그 연출을 따라서 해석해보려고 한다.

 

 

결말까지 스포 포함.

 

단오

"그래, 기억삭제해! 또 해봐, 어디!" / "이 휴지는 또 뭐고."

1화에서 기억이 이상함을 느낀 단오는 거울을 마주 보고 누가 관련되어 있는지도 모르면서 외친다. 갖고 있지도 않던 휴지가 손에 들려 있고 답답함을 느끼고 있던 중 진미채를 만난다. 그리고 진미채는 '여긴 만화 속 세상이며 우린 캐릭터'라는 걸 알려준다.

 

"만화 속 캐릭터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하면서 자신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존재에 대한 의문.

 

"이렇게 심장이 뛰고 있는데 달라지는 건 없어. 나는 나야, 은단오. 내가 진짜야."

하지만 단오의 고민은 오래가지 않는다. 하룻밤만 고민하고 '나는 나'라는 결론을 내린다.

 

어하루에서 거울에 비친 모습은 스테이지 자아와 자각한 자아의 괴리를 보여주고, 캐릭터의 내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자아가 생기던 중인 단오도 그런 괴리감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하지만 1화 이후 내면을 보여주는 것에 집중한다.

 

4화. 하루와 찍힌 폴라를 보며 좋아하는 단오

 

7화. 하루가 사라진 폴라를 보는 단오

 

10화. 심장이 점점 안 좋아짐을 느낌

 

13화. 수술 후 죽는 콘티를 보고 무서워하는 단오

 

14화. 능소화와 같은 결말로 가는 지에 대한 의문

 

15화. 기억이 돌아오기 직전

단오는 단오이기 때문에 내면의 감정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로 거울을 쓴다. 긍정적인 감정도 나오지만 고민, 걱정, 불안 등 하루에게 보여주지 않는 부정적인 감정들을 더 많이 보여준다.

 

 

하루

하루 - "우리가 진짜야. 이런 건 가짜야."

(단오의 '내가 진짜야'랑 이어지는 대사네... 나에서 우리로.)

하루는 자신과 섀도의 단오가 진짜라는 걸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자아로 인한 거울 연출이 나오지 않는다. 거울 쓰는 게 한 번 나오긴 한다.

 

스마일 하는 단오를 생각하면서 웃는 연습하는 장면

 

 

도화

3화

단오에게 코피 터지며 자아를 깨달은 도화.

 

5화

켜고 싶지 않을 때도 바이올린을 켜야 하고 주다를 향한 마음이 주다에게 닿지 않고 스테이지 속 서브남 역할에 허무함을 느낀다.

 

6화. 왼쪽사진은 거울이 아니라 A3 아지트 TV

주다에게도, 남주에게도 주다를 좋아하는 마음이 닿지는 않지만 계속 주다를 좋아할 거라고 다짐하는 도화. 이후 마지막 거울 장면은 주다의 선택과 이어서 적음.

 

 

주다

8화. '스린느 이미지가 훼손되는 스캔들 발생시 장학금과 병원비 일체 지급 금지'라는 메모와 함께 남주와 같이 있는 모습을 몰래 찍은 사진이 함께 있다.

 

ㅇㅈㄷ ㅇㅈ ㅇㄴ...

스테이지 때문에 힘들 때 도화를 떠올리고 이후 스스로 다가가기도 한다. 하지만 비밀의 주인공인 주다에게 섀도는 길지 않다. 이야기에서 남주 때문에 일어나는 상황이 너무 힘들어 남주에게 화도 내고 도화에게 기대고도 싶다. 하지만 짧은 섀도의 한계가 크게 다가오고, 스테이지를 변화시키기는 힘들다. 그렇게 남주와 도화에 대한 감정을 정리한다.

 

14화. 주다의 거울 속에 같이 있는 남주 / 혼자 있는 도화

도화에게 남주를 선택한다는 말을 하기 전이지만 연출로 먼저 주다의 선택이 남주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후 둘의 이야기가 마무리 되면서 이 장면을 끝으로 거울 연출은 나오지 않는다.

 

 

백경

백경은 마지막까지 어떤 모습이 자신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인물이다. 단오를 원하기 때문에 스테이지 힘이 필요하지만 스테이지 속 자신의 모습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6화. 자아가 있다는 걸 밝히기 전에 나오는 장면

다른 연출로도 백경에게 자아가 생기기 시작했다는 걸 보여주지만 거울이 제일 직접적인 연출이었다. 도화가 가고 나서도 홀로 거울을 보는 백경.

 

6화. 준현에게도 자아가 있다는 걸 보여줌

 

9화.

 

10화.

하루가 스테이지에서 단오를 데려간 걸 목격하고 자신이 생각하고 주장했던 것들이 무너져 보인 장면이다.

 

14화. 사물함으로도 하는 감독님

사물함에 흐릿하게 비치는 모습처럼 어떤 모습이 자신인지 정확하게 정의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준현에게도 능소화의 자신과 단오의 모습에 대해 묻는다. 

 

14화. "그냥 난 아무것도 바꿀 수 없었던 거야. 그때도 지금도 그려진 그대로인 게 나여서.."

그리고 능소화에서 단오를 죽인 사람이 자신이었다는 걸 알게 된다.

 

15화.

단오가 섀도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자아가 없어진 단오와 행복한 시간을 가진다. 하지만 진심으로 단오를 위해 단오와 함께 하는 마지막 스테이지를 하루에게 넘겨준다. 계속 스테이지와 섀도 사이에서 갈등만 하던 백경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한 선택이다. 그 결과 단오는 자아와 기억을 찾게 된다.

 

15화.

백경은 어떤 모습도 자신으로 받아들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거의 마지막까지 거울이 함께 하고 거울 속에 두 가지의 모습이 함께 있다. 능소화의 백경, 비밀의 백경. 단오는 자신이 누군지 알고 있기 때문에 백경만 거울에 비친다.

 

섀도에서 반지를 돌려주러온 단오

그때도 지금도 난 너한테 괴물 같아.

적어도 순정만화 비밀의 은단오한테 넌 그런 사람 아니야. 순정만화 속 흔한 설정값. 주인공들을 위해 존재하는 캐릭터. 넌 상처 많고 모난 A3 백경, 난 그런 널 10년 동안 짝사랑한 시한부 여고생.

 

처음부터 백경을 있는 그대로 봐주는 유일한 사람 단오

뻔한 클리셰지만 잔인하고 슬픈 설정값이라는 건 우리 둘만 알 수 있어. 작가가 만든 캐릭터일 뿐이지만 그전에 난 은단오고 넌 백경인데. 백경아, 그래서 비밀의 은단오가 너한테 고맙대. 능소화의 은단오가 널 용서한대. 그건 그냥 작가가 만든 백경일뿐이니까. 고마워. 난 네가 진짜 백경이 되었으면 해. 내가 진짜 은단오를 찾을 수 있었던 것처럼.

 

백경의 시작이 단오였기에 마지막도 단오가 위로를 건네고 구원한다. 마지막에 비친 백경이야 말로 진짜 백경의 내면이라고 생각한다. 진짜 백경이 된 순간 마음의 짐을 덜고 웃을 수 있었다.

 

많은 감정이 느껴졌던 백경의 마지막 장면. 백경이 어떤 말을 전하는 걸까 한참 생각해봤는데 인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인사 같지만 진짜 백경으로 하는 첫 인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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